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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뿌연 하늘에 하루종일 공가청정기를 틀고
집 안에서만 보냈다

중국인이 제주에 관광오는 대신 미세먼지를 보내나보다

큰애가 하원후에 놀이터에서 놀자고 하는 걸
말려서 집에 데리고 왔다

내가 제안한 것은 물감놀이



거실에서 마음껏 물감으로 놀게 해주니 20분 정도는 버틴 것 같은데 애둘 씻기는데 10분 이상이 걸린다

평소보다 저녁 먹는 시간이 늦어졌지만 애들이 만족해하니
엄마가 몸이 더 불기전에 몇번 더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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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첫째와 둘째를 김순선 조산원에서 낳았기에
셋째도 당연히 김순선 조산원에서 낳을 계획이다
어제는 김순선 조산원에 초음파 진료차 방문하였다
김순선 원장님은 어제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체중은 8키로 정도만 찌라고 하시고
양수 양도 충분하고
아기도 아래로 가 있으니 걷기 운동을 조금 더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조산원에 조리원도 같이 운영을 했었는데
이제는 조산원에서 출산한 산모만 7일간 지낼 수 있게 바뀌었다
조리장님이 실력이 대단하셔서 밥이 특히 맛있었는데
어제보니 조리장님이 바뀌셨다
김순선 원장님 말씀이 실력이 대단하신 분이라고 하셨다
시어머니가 오셔서 애둘만 봐주실 수 있으면 김순선 조산원에서 일주일간 지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요즘은 출산시의 대책과 관련한 이런저런 생각들로 상황이 복잡해서 고민이 많다
미리미리 준비해야하는데 내가 너무 늑장을 부리는게 아닌가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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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전에 몬테소리 베이비 영어 수업 시간에 배운 책이다

노래로도 부를 수 있어서 애들이 아주 좋아하는데
38개월 첫째는 잘할거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19개월 둘째도 제법 잘한다는 것이다

눈, 코, 입, 얼굴을 이용해서 율동을 한다는 점에서 둘째 개월수에 딱 맞는 책인 듯 하다

내가 eyes 라고 말하면 자기 손으로 자기 눈을 가리키며 blink blink 하고
ears 라고 말하면 자기 손으로 귀를 가리키며 bam bam
nose 라고 말하면 자기 손으로 코를 가리킨다
아직 sniff sniff 하기엔 발음이 어려운지 따라하지는 않는다
mouth 라고 말하면 자기 손으로 입을 가리키며 한쪽 손을 들어올린다
let's have a party 해줘야 하는데 이 문장을 따라하기엔 어렵겠지
face 하면 두손으로 턱에 얼굴을 바친다

첫째는 이 노래 가사를 다 기억하지만 둘째가 기억한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대견하다

항상 형 위주로만 책을 읽어주고 놀아주고 하는데
둘째는 베이비 몬테소리 교구로 한번 같이 놀아줘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혼자서 잘 깨우칠까

미안하기도 하다
꿋꿋하게 잘 자라주렴 둘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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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부쩍 킥보드 실력이 늘었다
혼자서도 제법 잘 탄다
킥보드 발음이 안되어 뽀라고 한다
(달팽이는 팽, 하마는 하, 선생님은 선생 등으로 축약해서 발음한다)
첫째의 두번째 생일날 선물로 사준 마이크로 킥보드 미니투고를 첫째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둘째는 활용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38개월 첫째가 그 킥보드를 타버리고
둘째는 멀뚱멀뚱 구경만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둘째는 킥보드가 타고 싶어서 울곤 하는데 형은 절대 양보해주지 않는다
둘째가 가여워서 큰 맘 먹고 마이크로 킥보드 맥시 디럭스를 하나 인터넷으로 샀다
롯데마트에 토이저러스 가서 직접 사려니 인터넷보다 비쌀 것 같고 롯데마트는 주차장이 짜증나게 설계되서 가고싶지가 않은 곳이다
사라봉쪽에 토이마켓에도 판다고 하는데 신제주에서 가기엔 너무 멀다
요즘 제주는 버스노선개편으로 아라동에서 중앙로 쪽은 차가 엄청 막힌다고 해서 섣불리 가고싶지가 않아서 맘 편하게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배송에 일주일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애둘이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서 타는 모습을 빨리 보고싶다
애들아 제발 싸우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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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가 밤새도록 열이 있어서 어제는 어린이집에 안보냈는데 몸이 축 늘어지다가 괜찮아지다를 반복하더니
집에만 있는게 심심했는지 "엄마, 어디 놀러가요~ " 한다
아...4,5월 2개월을 집에 데리고 있을 때 항상 놀러가는 게 일이었으니 집에만 있으면 놀러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딱히 갈데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곰이 보고 싶다길래
제주도에는 살아있는 곰이 없어
곰은 나중에 대전 동물원 가면 보자 고 한 뒤에
자연사 박물관에는 반달곰 박제가 있다는 걸 기억하고
거기 데리고 가기로 했다
이틀연속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어서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싶었지만 에너지 넘치는 두 아들을 집에 데리고 있다간 내 몸이 버텨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착하자 둘째가 자고 있기에 큰애에게 동생이 깨어날 때까지만 기다리자고 하니 이 등나무 밑으로 나를 안내한다
"엄마, 우리 여기서 좀 쉬어요"
평소 이런 저런 방식으로 제안하며 리드를 하는 것 보면 영락없는 사내아이다
우리 큰 아들 나중에 연애도 잘할 것 같다


등나무 벤치아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둘째가 깨어나니 트렁크에서 쌍둥이 유모차를 꺼내어 둘을 태우고 갔다
도민할인으로 입장료는 무료에 주차비만 2,000원
요즘 도에서 운영하는 관광지는 어디가나 주차비가 기본 2,000원이다
내년에 셋째가 태어나면 좀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

오랜만에 가보니 자연사 박물관이 리모델링이 되었다
더 깔끔해지고 보기 좋게 전시가 된 듯하다
체험 할 수 있는 공간(갈옷 입어보기, 제주어 체험, 포토존 등)이 새로 생겼다
자연사 박물관만 대여섯번을 데리고 왔는데 애들에게는 올 때마다 새롭나보다
이 엄마는 제주 사람이라 거기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거침없이 계속 설명해 나갔다
재잘재잘
내 수다가 큰 애의 말문을 일찍 트이게 했는지도 모른다
큰애가 좋아하는 수담뿍 '찰떡찰떡 떡집' 책에 나오는 할머니가 절구로 쿵쿵 찧어서 떡을 만들 때 사용하는 맷돌이나 절구가 야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어서 그 책 내용을 꺼내며 설명을 해주었더니 유모차에 앉아만 있던 첫째가
내려서 가까이 다가가 본다
실내 전시관은 전보다 더 깔끔하게 변해있었다
전시된 물품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난 그것들에 대해서 아는 한 일일이 또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제주에는 곰이 없는데 죽은 곰(박제)이라도 있는 (내가 알기로는)유일한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그렇게 여러 동물도 보고 제주 전통 생활 물품도 둘러보며 설명도 해주었더니 허투로 듣지는 않았는지 집에 돌아와서는 옛날에는 우산이 없어서 나무로 우비를 만들어서 쓰고 다녔다는 얘기를 한다
나무가 아니고 풀이겠지만.......어쨋든 큰 애는 뭔가의 흐름(옛날에는 우산이 없었다는 것)은 알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쓱쓱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벌써 저녁 준비할 시간이지만 애들은 또 놀이터로 가자고 하고 난 점점 체력이 바닥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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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세먼지가 있나?
미세먼지 확인은 대충 거실 베란다에서 한라산이 깨끗하게 잘 보이나 안보이나로 판단한다
제주도 사람 같았으면...뷰 같은 것은 크게 따지지 않았을텐데 육지사람이라 그런지 남편은 집을 고를 때 뷰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우리집의 뷰는 정말 최상이다
거실에서는 한라산과 중산간 오름의 능선이 다 드러난다
울룩불룩한 남자의 근육처럼
또 주방 창으로는 멀리 바다도 보인다
요즘은 가을인데도 뿌연 날이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이겠지
오늘도 뿌연 하늘이라 애들 데리고 나가야되나를 고민했다
고민은 하면서도 해야할 일은 후딱 끝냈다
남편이 입었던 옷과 걸레를 빨고 욕실 청소를 하고.....
큰 애는 몇일 아빠를 못봐서인지 짜증이다
듣기 싫은 짜증 소리
작은 애는 아일랜드 식탁에 올려놨던 사과 반쪽을 가져다가 껍질을 뱉아가며 먹어댔다
여기저기 주위에 껍질이 흩어져있었다
햇빛이 비춘다
빨리 어디든 데리고 나가야 한다
집에서 15분 거리 공룡랜드
넓은 잔디밭이 있고 동물들도 있어서 애들이 뛰어놀기엔 딱이다
도시락을 싸고 과일 과자 음료수를 챙기고 애들을 태우고 출발한다
가는 도중 둘째는 잠이 들었고 첫째는 조용히 앞만 본다
자주 가는 길은 다 기억하는 첫째
어린이집 가는 길이 나오니 저기로 가면 어린이집이 나온다고 얘기한다
공룡랜드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꽤 많다
휴대용 쌍둥이 유모차를 트렁크에서 꺼내어 펼친 후에 둘을 태우고 공룡랜드를 입장했다
공룡랜드에 공룡 모형만 있었다면 별로 찾진 않았을 거다
공룡랜드 내에는 어린애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도 있기 때문에 성인 도민 할인 6,000원의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우니까 좋다
예전에는 공룡책을 자주 읽었던 터라 큰 애는 공룡 이름은 조금은 아는 편이다
큰애는 공룡모형을 보면서 이건 무슨 공룡이에요? 묻는다
그렇게 동산을 헉헉 대며 쌍둥이 유모차를 밀고 가니 너무 힘이 들었다
잔디광장에 도착해서야 깨어난 둘째는 공룡들을 보더니 신이 났는지 잔디밭 위를 거침없이 돌아다닌다
큰 애는 주도적인 편이다
저기가자 여기가자 한다
엄마는 좀 앉아서 쉬고 싶은데 엄마맘을 너무 몰라준다
동물들 있는 데로 가니 더 좋아한다
라마, 조랑말, 토끼, 염소, 백록, 앵무새, 기니피그, 다람쥐 등 애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다 있다
여기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것이다
가을인데 왜 그리 더운지....... 보온병에 애들 각자 마시라고 보리차도 챙겨왔는데 무겁기만하고 괜히 챙겨왔다고 후회한다
음료수 자판기에 포카리스웨트가 1,500원
하 한라병원 응급실에서 1,000원에 뽑아마셨는데
여긴 왜 이렇게 비싼건지
하지만 애들이 마시고 싶다니 그냥 뽑아준다
보온도시락에서 밥을 꺼내고 김에 밥을 싸서 먹인다
둘째는 분식집에서 김밥 사서 먹일 때보다 더 잘 먹는다
근데 엄마는 도시락도 갖고다닐려니 짐이다
밥을 다 먹고 나서야 포카리를 한 캔 씩 마시게 했다
애들은 즐거운가보다
아빠는 없는데 아빠의 빈자리...집에가면 또 실감할 것이다
저녁 비행기로 오는데...애들이 자면 도착할 것 같다는 남편
오늘도 난 독박육아에 내 정신과 육체를 단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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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출장 중에 열이 있어서 대전에서 병원가서 주사와 링겔을 맞았다던 남편
어제보니 둘째와 동일한 증상이 나타났다
손과 발에 붉은 반점
등과 가슴, 엉덩이에도 붉은 반점이 생긴 것이다
따갑고 짜증나게 아프다고 표현하는 남편 덕에 둘째의 고통 정도를 파악가능했다

어른도 수족구에 옮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긴 들었지만 내 남편이 걸릴 줄이야
둘째에게 뽀뽀도하고, 둘째가 먹다 남긴 바나나우유도 무심히 먹고했는데 남편이 걸리다니 ........남편의 면연력이 많이 떨어졌나보다

그런 남편이 오늘은 일찍 퇴근을 하고 저녁 먹고 누웠다
그 덕분에 애들 씻기는 건 내몫
뭐 저녁차리는 동안 아픈데도 불구하고 애들이랑 같이놀아주고 밥 다 먹고난 후에 애들 양치까지는 도와줬으니 그러려니 넘어간다
남편 마시라고 영지버섯도 달여놨는데 내일 출근할 때 챙겨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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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경련을 경험하고 응급실에서 주사도 처음으로 맞아보고 둘째의 수난이 끝나는가 싶더니

열이 끝나자마자 손과 발에 붉은 반점이 올라오더니 점점 퍼졌다

일요일까지도 난 그게 열꽃인 줄 알았다

소아과에서 열경련 후에 열꽃이 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월요일 아침 둘째의 짜증이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는 걸 느껴서 안되겠다 싶어 첫째가 어린이집 차량에 오르자마자 둘째를 차에 태우고 소아과로 갔다

의사샘은 열경련 한 차례 후 방문했을 때 입에서 수포가 있었다고 흘리듯 얘기하시면서 수족구라고 진단하신다

수족구는 약이 없다
바르는 약도 없다
고통이 어느 정도 인지는 엄마인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애가 아프다고 얘기하는 걸 보면 꽤 아픈가보다



수족구로 손이며 발이며 입이며 항문과 사타구니에도 붉은 반점이 올라왔는데 이렇게 심하게 아픈 걸 본 적이 없어서 너무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 뿐이다

둘째는 수족구에 걸렸지만 밥은 평소보다 몇숟가락 정도만 덜 먹을 뿐이다

간식도 형 주는 것 만큼 줘야하고 다행히 물도 잘 마신다

다른 애에게 피해가 갈까봐 한동안은 동네 놀이터도 못가고 집에서만 지내야 하는데 아....큰애 하원 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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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에 일본에 사시던 할아버지가 가끔 한국에 오시면 어머니한테 아빠가 엄마를 대하는 것보다 잘 대하시는 걸 보고 참 좋은 할아버지다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는 일본에서 며느리인 우리 엄마를 위해 다이아몬드 반지까지 준비해서 선물하셨었다

다행히 잃어버리지 않으셔서 엄마는 몇년 전에 그걸 큰 며느리인 올케언니한테 벌써 주셨다

우리 시아버지도 나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시다
내가 느끼기에는........

지난주말에 강원도에 출장갔다가 대전에 들렸다가 부산에서 볼 일 보고 온 남편이 시아버지가 주셨다며 봉투를 내민다

며느리가 임신 중이니 먹고 싶은 거 사 먹으라고 특별히 봉투에 현금 20만원을 담아 주신거였다

봉투를 받고 열어볼 틈이 없었다

열경련을 겪은 둘째가 평소보다 짜증을 더 자주냈기에 온통 신경이 쓰였고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분주했기 때문이다

어제도 남편을 대신해서 애들 먹이고 씻기고 책 읽어주고 하다 밤 8시 반에 잠이 들었는데
늦게 들어온 남편이 내가 자는 와중에 아버님께 전화드렸냐고 묻는다

팔이며 다리며 입가에 수포가 올라와서 둘째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오고 하느라 오전에 정신이 없어서 못했다고 하고 난 그대로 다시 잠이 들고 남편은 그 와중에도 잠든 아이들을 어루만지며 토닥이다 간다

오늘 아침 시아버지께 감사하다고 전화드리니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다니라고 하신다
무뚝뚝한 제주도 남자들만 보다가 결혼해서 다정한 남편과 시아버지를 보니 내가 결혼을 참 잘했구나 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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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응급실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인 듯 하다
몸이 너무 무겁고 힘들다
얘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티격태격이다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덜 싸운다
몬테소리 수업이 끝나자마자 밖으로 데리고 나갈 준비를 한다
먹을 것을 챙기고, 혹시 모르니 둘째 약도 챙기고 여벌 옷이며 기저귀며 짐이 한가득이다
노루를 또 보고 싶다는 큰 애의 말에 노루생태관찰원으로 향한다
도착하니 비가 한두방울 내린다
비 맞기도 싫고 비 오는데 애들 둘 유모차에 태우고 밖에 다니는 것이 싫었다
뒷처리할 게 많아 질 게 분명했다
그건 다 엄마의 몫이 될 것이고...
비가 오니 노루들은 다 집에 들어가서 밖에 안나온다고 다른데 가야겠다고 얘기하니 알았다고 한다
아쿠아플라넷으로 향한다
40분 정도 거리
나들이 행렬이 많은 가 보다
삼다수 사거리에서 엄청 밀렸다
겨우야 빠져나와서 달리는데 둘째가 계속 칭얼거린다
아픈건가 해서 계속 질문을 던져본다
대답은 항상 잘한다
첫째때와는 다르게 둘째는 대답과 반응이 즉각 오니 뭔가 의사소통이 되는 듯 한 느낌이다. 더 어렸을 때부터 그랬지만......
그렇게 해서 아쿠아리움에 도착
난 정액권이 있어서 큰 애의 정액권만 추가로 구입
정액권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 12만원이란다
돌고래쇼랑 해적 아저씨들 볼꺼냐고 물으니 안보겠단다
무섭다고....
그래 그냥 물고기만 보자
둘째는 활기를 되찾았는지 유모차에서 나오고 싶다고 발버둥 친다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보고싶다는 거였다
결국 유모차에 태우고 조금 가서 또 내려주고를 몇번 반복하며 관람했다
배고프지 않다던 애들이 관람이 거의 끝나가니 배고프다고 한다
지하 대형 수조 앞 계단에 앉혀놓고 들고간 먹을 것을 꺼내 먹인다
점심인데 애들은 생각보다 많이 먹지 않는다
'저녁이나 많이 먹여야지.'
그렇게해서 나오는데 기프트샵에서 그냥 지나칠 애들이 아니다
이번엔 펭귄에게 꽂혔다
펭귄인형을 사달라고 한다
집에 이렇게 해서 산 인형만 다섯개가 넘는다 크기도 크고 정말 짐이 아닐 수 없다
엄마는 돈이 없으니 다음에 사자
달래고 나오는데 큰애는 또 밖에 데크에 눈이 돌아간다
저기서 놀다가잔다
어쩔 수 없다
데리고 나가니 유모차에서 내리자마자 뛰어다닌다
곳곳에 맘충인지 부충인지 할멈충 할배충일 수도.....
그 흔적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요미요미 음료수 병과 빨대, 물티슈가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다
애들은 좋다고 뛰어다닌다
둘째는 형을 따라 데크 계단을 오르고 내리다 지쳤는지 데크에 누워있다
뛰어가서 혼을 내며 일으켰다
왜 이렇게 자주 밖에서 드러눕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애들을 다시 유모차에 태우고 차로 돌아온다
잠깐 놀았던 거에 배가 고팠는지 먹을 것을 또 달란다
손을 닦이고 포도를 주고 먹게 하니 둘째는 더 더 하며 또 달란다
없다고 하며 견과류 한봉지를 까서 주니 온 차 안에 흔들어대고 성질을 부린다 "엄마 때치" 라는 말도 남기며.....
갑자기 시작된 말이다 "엄마 때치"
이건 또 어떻게 잡아야 하나
고민할 새도 없이 바로 출발
몇분 안되어 둘다 잠이 들었다
9월의 주말이니 곳곳에 축제도 많은 듯 하다
백약이 오름을 지나고 송당 메밀꽃 축제도 지나고 그렇게 지름길을 택해서 집에 오니 5시다
차를 세우자 마자 애들은 잠에서 깼다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다고 한다
휴...내 체력은 점점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놀이터에서 한참을 놀다가 내가 도저히 안될 것 같아 집에 가자고 하는데 둘째가 더 아쉬운 모양이다
옆구리에 둘째를 안고 킥보드를 다른 손에 들고 갔다
그 사이 첫째는 자전거를 타고 오며 낑낑댄다
동산이라 올라오는 게 힘들만도 했다
둘째를 동 앞에 내려주고 첫째에게 다가가 자전거 뒤를 밀어준다 그렇게 집에 오니 여섯시
부랴부랴 저녁을 준비한다
내 체력은 고갈되었고 신경은 날카로워졌고
둘째는 밥을 빨리 먹는데 큰 애는 전혀 진전이 없다
내가 안먹여주니 그런가 보다
먹여줄 힘도 없었다
너무 힘들었다
화가 나서 "너 이러면 정말 싫다." 싫다는 말이 자꾸만 나온다
결국 다 먹고 나서 둘째에게 뭘 더 먹겠냐고 물으니 어설픈 발음으로 초코파이란다
엄마가 입덧 때문에 몰래 먹던 자연드림 초코파이를
애들이 먹기 시작했다
애들에게 똑같이 하나를 반씩 나눠서 먹기 좋게 썰어 그릇에 담아 주니 둘째는 응가가 마려웠는지 바로 식탁의자로 돌아가지 않는다
첫째는 그 사이에 동생 그릇에 있던 초코파이도 다 먹어버린다
밥은 그렇게 늦게 먹더니만 초코파이는 어떻게 빠른 시간 안에 먹을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동생은 자기 껄 형이 먹어 버렸다고 울려고 한다
또 주겠다고 달래고 얼른 안고 욕실로 데려가 엉덩이를 씻기고 말리고 기저귀를 채우고 응가묻은 기저귀를 가지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내 손을 다시 씻고 초코파이를 꺼내 또 둘이 똑같이 나눠준다
우유도 컵에 따라주니 잘 마신다
복숭아를 잘라서 주고 애들이 먹는 동안 난 또 설거지를 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주방을 정리하고 애둘 양치 시키고 어제 못 시킨 목욕도 시키고 닦이고 책도 읽어주고 애둘을 양팔에 안고 재운다
사소한 일 같지만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들
하루의 반복 반복
그래서 엄마라는 존재가 애들에게 약간은 무시할 수 있는 존재로 비춰지는 건가
" 큰 애에게 엄마 보다 아빠가 더 좋지?" 물었던 적이 있다 큰 애는 망설이지 않고 "응, 아빠가 힘이 더 세니까."라고 대답한다
엄마는 아들에게 그렇게 비춰지나보다
아빠보다 힘이 약한 존재
내 직업과 경력을 포기하고 이런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애들은 내 희생을 모른다
어려서도 모르겠지만 커서도 모를 것 같다
남자니까...엄마가 될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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