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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9.14
오전에 열경련이 있던 둘째가 소아과에 다녀온 후에 한숨 자고 일어나니 배가 고픈지 밥,김 거리길래 밥에 김을 싸줬더니 평소만큼은 아니지만 아픈 아이 치고는 꽤 많이 먹었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고 맘을 놨는데.......
그게 아니었다
큰 애의 몬테소리 베이비영어 수업이 있는 날이라 큰애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둘째를 태우고 갔다왔다
갔다오는 길에 미리 자연드림에서 사놓은 꽈배기 두개를 봉지에 챙기고 미리 차 안에서 먹였다
배고프면 수업이 안될까봐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다
막상 선생님이 오시니 큰 애는 또 안하겠다고 떼를 쓰고해서 상황이 어색하지 않게 둘째를 얼른 안아서 선생님 앞 의자에 앉혀 놓았다
20분 동안 둘째는그렇게 선생님과 수업을 했다
Bed, table, tub, telephone, chair 낱말카드와 모형 사물을 보며 선생님의 발음을 따라했다
Bed와 tub은 꽤 유사하게 발음을 따라하는 둘째가 기특하고 귀여운지 선생님은 웃음만발
옆에서 내가 봐도 웃기다.
그렇게 하다가 where are you? 책을 읽을 시간이 되니
익숙한 게 나오는지 큰 애가 슬쩍 옆으로 다가온다
미리 노래로도 책으로도 들려주고 보여주었던 터라 익숙했을 것이다
큰 애는 그렇게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선생님 다 끝났어요?"를 두번이나 물어본다
그래도 선생님은 끝까지 할 걸 다 끝내시고 큰 애를 위해 한번 더 낱말카드와 모형사물을 보여주며 매치시키는 걸 큰 애에게 보여준다
그렇게 베이비 영어 수업이 끝나고 큰 애가 놀이터 가자고 조르는데 그 와중에 둘째의 두번째 열경련이 시작된 것이었다
두번째 열경련은 꼭 응급실에 가야한다는 의사샘의 말이 떠올라 119에 전화했다
당황한 내 모습에 큰 애도 많이 놀랐던 것 같다
119 구급차가 도착하니 큰 애는 라인입구 계단에만 멀뚱히 서 있는다
"집에 혼자 있을거야?" 다급한 나는 큰 소리로 큰 애에게 빨리 타라고 재촉하지만 큰 애는 요지부동
결국 운전석에 있던 구급대원 아저씨가 나서서 데려온다
처음 타보는 구급차 안이 신기한지 큰 애는 두리번 두리번
나도 구급차를 처음 타보지만 두리번 거릴 정신이 없다
축 늘어져있는 둘째에게만 온 정신이 갔다
응급실로 가는 구급차는 왜 이리 느린지.....
길은 왜 그리도 막히는지.....
오늘은 오일장날이라 오일장 앞길로 가면 안되는데 아저씨는 하필 그 경로를 택하신 건지......
너무 길이 막혀서 다시 유턴하고 한라병원 응급실로 가니
20분정도가 걸린 것 같다
애는 울어재끼고 혼이 나갈 정도로 정신이 없는데 옆에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오전 10:30분쯤 열경련을 (5분 이내) 했었고 소아과 갔다와서 약 처방 받고 3시쯤 약을 먹이고 20분 전에 열이나서 해열제를 먹였다
열은 오늘 오전 10시쯤 처음 난 것이다]
질문에 대한 내 답의 요약은 이쯤 될 것이다
근데 또 계속 같은 질문을 해대서 짜증이 치솟았다
열이 안 내리니 엉덩이에 해열제 주사를 두번이나 넣었다
둘째는 아프다고 더 운다
이어서 둘째의 손등에서 주사기로 피를 뽑고 피검사를 한다고 한다
소변검사도 해야해서 고추에 소변 봉투도 부착한다
그리고 손등에는 수액과 해열제 링거를 연결한다
그때까지 큰 애는 참 착하게도 동생의 신발을 양손에 끼우고 가끔 박수치듯 부딪치며 옆에서 얌전히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응급실 통로에서 안쪽 별도의 룸으로 된 공간으로 안내를 받고 간이침대 세개짜리 중 가장 안쪽으로 배정이 되었다
손등의 링거 바늘과 덕지덕지 붙은 테잎들이 신경쓰이는지 손등을 보이며 계속 안아달라고 하는 둘째녀석 덕분에
입구를 등지고 안고 있었고 첫째는 그때까지도 손에서 동생의 신발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세시간 넘게 응급실에서 기다렸는데
둘째가 몸이 좀 살아나는지 아저씨 아저씨 거리며 방을 나가자고 한다
아저씨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싶은가보다
복도 가운데에 한쪽 벽 구석에 데리고 가서 실컷 보라고 갔다왔다하다가 큰 애가 물을 마시고 싶다니 정수기를 찾았다
정수기 옆에 자판기에 눈이 가는 애들
자판기에는 내가 유일하게 마시는 걸 허용하는 포카리스웨트가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급하게 나오느라고 핸드폰만 챙기고 돈을 안가지고 왔다고 하고 정수기에 물을 빼서 큰 애부터 먹이는데 옆에 있던 검은 마스크를 쓰신 아저씨가 빳빳한 천원짜리 두장을 큰 애에게 무심하게 건넨다
염치 불구하고 큰 애에게 얼른 고맙다고 인사하라고 하고서는 포카리스웨트 두개를 뽑아 애들에게 하나씩 쥐어준다
나는 다시 검은 마스크를 쓴 아저씨께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시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큰 애는 그렇게 받아든 포카리스웨트를 반 이상 마시고 둘째는 형이 마신 반 만큼 마셨다
응급실 온지 한 시간 반이 지나고 평소에는 저녁먹을 시간이 지났으니 둘다 목이 말르고 배가 고팠을 거다
어떻게 견뎠는지 모르겠다
임신 7개월의 몸으로 둘째를 그렇게 세시간 넘게 안고 있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 같았다
피검사결과 염증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으니 (1.2정도 된다고 ) 항생제는 처방 안해도 될 것 같고 해열제만 두가지를 처방해주겠단다
수납하고 약을 기다리는데만 15분을 기다린다
진정된 둘째는 가지고간 아기띠로 뒤로 업어서 한결 살만 했다
그렇게 병원을 나오니 8시 40분
집에가면 9시가 될 거라 근처에서 밥을 사 먹이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근처 식당을 찾았다
주차 아저씨에게 근처에 먹을 만한데를 물었는데 이상한데를 가르쳐 주셔서 또 헤매다가 토마토 약국 옆에 헥스테이크로 데려갔다
함박스테이크를 시키고 첫째를 우선 먹였다
큰 애는 밥과 고기만 먹었다
맛있다고 하면서 둘째도 먹이려니 둘째는 이미 등에서 잠이 들었다
깨워서 먹일까 하다가 그냥 놔두었다
둘째도 같이 먹일 양은 아니었다
가게를 나와서 택시를 탔다
빠른 길이 있는데도 택시는 천천히 여유있게 달린다
그렇게 집에 오니 9시 30분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깨어난 둘째에게 배고프냐고 물으니 응 하고 대답한다
냉장고에 넣어둔 찬밥을 꺼내 데우고 좋아하는 김과 어제 먹다 남은 갈비와 국을 데워서 줬다
갈비는 세입 정도 뜯고 밥은 김을 싸서 먹었다
점심 때 보다는 더 많이 먹었다
후식으로 복숭아 하나를 꺼내 둘이 반씩 잘라 줬다
다 먹으니 또 먹겠다고 하지만
시간은 이미 평소 취침 시간을 지난터였다
설거지는 내일로 미루자
식기세척기도 있지만 넣을 시간도 촉박하다
큰애 이를 닦아주는데 울어재낀다
많이 졸린가보다
오글오글 퉤 하라고 하니 또 운다
얼굴을 씻기니 또 운다 졸려서 그러는 것 같다
둘째도 얼른 씻기고 둘을 침대에 눕혔다
정말 긴 하루였다
강원도로 출장을 갔던 남편은 밤에 대전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애들 밥 먹을 때 페이스톡을 하니 옆에 운전하시는 시어머니가 보였다
대전 집에 가니 좋은지
열경련이 어떤건지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다급할 때도 침착한 성격 때문인지
남편은 천하태평
그 모습이 조금은 밉다
고생은 나 혼자 다 하고......애들은 아빠만 찾고
나를 가만히 쳐다보는 큰 애에게 왜 엄마를 그렇게 보냐고 물으니 엄마가 좋아서 라고 한다
애들 다 재우고 깨어난 시각 2:15분
어깨도 아프고 마사지 받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데.....
덩달아 속이 메슥거리는 게 토 나올 것 같다
입덧이 아직 안끝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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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둘을 키우면서 애가 열경련을 하는 것이 처음있는 일이었다
삼일전에는 큰 애가 열이 나고 해서 해열제로 대충 진정이 됐는데 큰 애보다 더 튼튼하다고 생각했던 둘째가 열이나더니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안 떨어져서 그런지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다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경기를 하는 애를 물로 닦고 다른 해열제를 더 먹이니 조금 진정되서 바로 집근처 소아과로 달려갔다
열경련을 한번 더 할 경우에는 큰 병원 응급실로 가서 입원을 해야한다고 한다
종합병원도 집에서 가까이 있었지만 들어가는데만 30분이 걸린다
택시타고 가면 빠르겠지만 택시 부르고 기다리고 하느니 그냥 자가용 끌고 가는게 빠를 것 같아서 소아과를 갔던 거였다
집근처 해맑은 소아과는 평일에는 손님이 별로 없어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서 편리하다
처방해주는 약이 세지 않아서 효과는 썩 좋지 않은 듯 하지만 의사샘이 설명을 잘 해주시고 집에서 가까워서 거기만 가게 된다
병원 근처에 도착해서 운좋게 주차할 자리를 빨리 찾게 되어 주차를 하고 애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도착해보니 집에 나올 때 신겼던 신발 한쪽이 없었다
'나중에 찾아봐야지.'
진료를 마치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약을 사고 차에 애를 태우니 아까 잃어버렸던 신발 한쪽이 생각난다
급히 다시 애를 안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가니 길가에 주차된 차 뒤편이 놓여있었다
다행이었다
이마트에서 산 오천원짜리 크록스 비슷한 신발이라 잃어버려도 크게 아까울 것은 없었지만 발등이 두툼하고 발이 워낙 큰 애라서 맞는 신발을 찾기가 힘든 편이었다
그렇게 신발을 찾고 차에 오르려니 가을 햇살이 너무 따뜻하다
이대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아까워서.....사실 애한테 햇볕을 좀 쬐게 해주고 싶어서 근처 아파트 단지에 있는 나무 그늘에 앉아서 가방에 있는 자연드림 바나나 우유 한팩을 꺼내 마시겠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정확한 의사표시를 안 하더니 빨대 봉지를 까서 보이니 마시겠다고 한다
우리집 근처에서는 잘 안 보이는 비둘기 보여서 신기한지 애는 새라고 하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한 두마리만 보이던 비둘기가 이내 스무마리가 넘게 보인다 빵 조가리를 찾아서 나눠먹는 거였다
그런 비둘기에게 안녕하고 인사한 뒤 자연드림으로 향했다
집에 우유가 다 떨어져서 우유랑 이것저것을 샀는데
애를 안고 장바구니를 들기가 힘들어 잠시 내려놨는데
자기를 혼자 내려두고 엄마혼자 장바구니 들고 계산대로 갔다고 또 바닥에 철퍼덕하고 쓰러져서 울어재낀다
휴..... 손에 들었던 애가 좋아하는 딸기칩도 내동댕이 친채로
둘째는 요즘 그런 식으로 자주 자기의 화를 표현한다
맨 바닥에 누워버린다거나 물건을 던진다거나...주로 형이 섭섭하게 했을 때나 때렸을 경우에 그런 행동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릴까봐 얼른 달려가 일으켜 안고 계산을 후다닥 하고 한 손에는 장가방을 들고 한 손에는 애를 안고 주차된 차에 애를 앉히고서야 한 숨을 돌린다
노형초 맞은편에 있는 약국에 들려 엘포비 키즈 유산균을 사고 집으로 돌아오니 애는 차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한 손에 장가방을 들고 한 손으로 애를 안고 가려면 애가 깰까봐 우선 장가방을 트렁크에서 꺼내어 미리 엘리베이터 안에 놔두고 다시 돌아왔다
애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집에 들어가 침대에 애를 눕히고 문여는 소리에 애가 깨지 않게 조용히 다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장가방을 챙겨서 집에 들어온다
남편은 내가 이러는 걸 상상이나 할까
둘째가 열경련이 났다고 카톡으로 보냈더니 전화로 무심하게 느껴지는 남편의 어투에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아 이제 주말부부가 되면 애 셋을 어떻게 혼자 본단말인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큰 애가 아파서 이틀 어린이집에 안 갔더니 집안일 특히 건조기에서 꺼낸 옷들이 안방 베란다 한켠에 산 처럼 쌓여있다
네번은 돌린 양인데 둘째가 잠든 틈을 타서 얼른 개어 서랍에 정리해야겠다
평소에는 한두덩이 크게 보던 큰애의 응가가 어제 저녁에는 유난히 염소똥처럼 나왔다
욕실에서 "엄마 응가 다했어요~"를 외치며 엄마를 부르는데 달려가서 엉덩이를 씻기며 "오늘은 물을 많이 안 마셨구나? 그래서 염소똥처럼 나온거야." 라고 하니
"엄마 전 염소가 좋아서 염소 똥을 싼거에요."
"엄마 우리집은 뭘로 지어졌어요?"
"아빠가 전문가시니까 아빠한테 물어보는 게 좋겠다."
난 속으로 '별게 다 궁금하네....'
밥을 다 먹고 견과류 한봉지를 먹고 싶다고 하길래 줬더니 아몬드만 남기고 그릇에 아몬드로 데코를 하고 있었다
"지금 뭐해?"
"해바라기 만들고 있어요."
큰애의 창의력은 정말 끝이 없다
말도 늘고, 고집도 세지고, 생각하는 것도 점점 어른스러워 진다
내가 뭘 더 해줘야 하나?
엄마는 항상 부족하게 생각되지만
조바심 내진 않을련다
노형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항파두리
큰 애가 어린이집에서 지난주, 지지난주에 항파두리에 다녀왔기에
둘째에게도 꽃구경을 시켜주고 싶었다
오늘은 날씨도 정말 따뜻하고 좋은 날씨여서 집에만 있기가 괜히 아까웠다
몽고에 끝까지 항거한 삼별초군과 고려인의 정서가 서린 곳이 항파두성이란다
군사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곳이 항파두리라면
제주민의 고통과 한이 서려있는 말이 몽근년이다
요즘은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이 없지만 중3 때 돌아가신 큰할머니가 내게 가끔 쓰시던 말이 몽근년인데
나는 그때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몽근년 몽그라터진년 이렇게 파생되기도 한다
본 뜻을 알면 무시무시하다
몽고인의 자식을 벤 여자를 지칭하는 말이란다
전쟁이 일어나면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것은 남자이지만
그 시대에도 모욕과 수치, 수모를 당하는 건 여자였나보다. 몽고인에게 겁탈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임신한 여자에게 그런 욕을 한게 그렇게 전해져왔다는 것이다.
나도 몽근년 이야기는 시인이신 아버지의 사촌형으로 부터 들은 것이다.
남편은 몽고에서 살다 왔기에 몽골어를 꽤 하는데
남편으로 부터 제주도 사투리와 몽골어 간에 꽤 유사점이 많다는 것도 알아냈다. 특히 말을 제주어로 몰(15세기 중세 국어에 남아있는 아래아자를 쓴다)이라고 발음하는데 이게 몽골어와 굉장히 똑같다.
아무튼 난 몽고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진 않은 듯 하지만
이곳 항파두리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밭 전체에 같은 종류의 꽃을 심어서 사진 찍는 관광객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기에 슬픈 역사의 기억을 잠시 접어두게 한다.
둘째 아들은 열심히 민들레 씨앗을 찾아다니며 후후 거리고 해바라기 꽃에 앉은 벌이 무섭다고 안아달라고 한다
항몽순의비 계단을 열심히 오르락내리락 하는 둘째의 남다른 체력에 전시관도 제대로 못 본 채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폭우가 내릴 거란 기상청 예보에 금요일 저녁 잠자기 전에 온 집안의 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
태풍은 언제 지나가지?
지나갔나?
토요일에도 아직 북상 중이라길래
또 창문을 닫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밖은 여전히 고요했다
태풍 온다고 놀이터에 나가 놀고 싶다는
에너지 넘치는 애둘 집에만 가뒀는데
괜히 그랬나
기상청의 예보가 안맞음을 잠시 탓해보지만
이미 지나간 날이라 미련 버리고~
일요일인 오늘은 새벽에 갑자기 깨서 울고는
잠을 쉽게 못드는 둘째가 걱정되어 소아과에 데리고 가기로 했다
신제주에서 구제주로 가야했는데
내차에 오르니 차가 시동이 안 켜진다
배터리가 방전되었던 것이다
블랙박스를 항시 켜둬서 그런 듯
급히 남편차로 옮겨서 병원에 가니
새로운 곳에 와서 좋은지 둘째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탐색한다. 왠지 멀쩡해 보인다
한 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니....
장염이란다
기저귀에 손 넣고 엉덩이 고추 만지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는데 응가하고 엉덩이에 손 넣고 자기 손에 똥 묻었다며 똥 똥 거리며 손을 보여주던데
손을 잘 씻긴다 해도 뭔가 위생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나보다
약을 타고 집에 들어 가기전에 남편이 죽성고을에서 점심을 먹자며 데리고 간다
문을 열어놔서 그런지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결국 밥 다 먹고 내 밥 그릇에 벌레 한마리 날아앉아 어쩌지 하다 옆에 물컵에 있던 물을 쏟아부어 수장시키고...그래도 참고 몇번 더 먹다가 일어났다
애들이 밥을 먼저 먹어서 밖에 나가려는 통에 애들따라 밥을 후딱 먹은 남편이 먼저 나갔다
남편은 맛있는 곳이라며 좋게 평가한다
그렇게 얘기하는데 벌레 있어서 밥먹다가 토할 뻔 했다고 얘기할 수 없어서 맛있게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했다
가끔은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
집에 돌아와 출동 서비스를 불러 방전된 차에 배터리를 충전해주니 남편은 장거리를 뛰어야 한다며 서귀포로 가보잔다
애들도 낮잠 잘 시간이라 흔쾌히 대동했다
1100도로로 드라이브 하며 서귀포에 갔다
촉촉히 물기를 머금은 나무들, 흙 냄새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의 공기가 상쾌했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차에서 잠든 애둘을 두고 잠시 둘만의 시간을 갖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다
주로 셋째가 태어날 즈음에 남편과 주말부부를 해야하는 상황에 대한 것이다
집을 연세를 주고 가족이 다 같이 움직일 것인가 아니면 남편 혼자 갔다가 주말에 오가고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나도 구체적인 그림이 잡히지 않는다
애 둘과 애 셋 키우는 것은 아주 다르겠지?
당장 몸조리부터 걱정해야할 판이니 말이다
차에 오르고 남편이 새연교로 가잔다
서귀포는 제주시와는 날씨가 정말 딴 판이었다
여름 날씨다
제주시는 바람 불고 비올듯 말듯 먹구름이 잔뜩 끼었는데....
그래도 서귀포를 부러워하진 않는다
서귀포는 너무 습해서 살기엔 제주시가 훨씬 나으니까
애둘은 잠에서 깨어나서 활기가 넘치는지 처음엔 안아 달라고 하다가 혼자 걷겠단다
큰 애는 걷다가 뛰다가 하며 새섬 한바퀴를 제 다리 힘으로 돌아다닌다
둘째 녀석도 지지 않고 아빠 손을 잡고 끝까지 걸었다
에너지 넘치는 녀석들
집에 돌아와서도 놀이터에 가서 놀자고 한다
회장님 댁 제사집에 가야 한다는 남편을 보내고
혼자서 두녀석 저녁을 먹인다
감자당근햄을 볶고, 갈치 네 토막을 구워서 주니
둘째가 갈치 갈치 하며 달라고 한다
장염 걸린 것 치고는 밥도 꽤 잘 먹어서 안심
둘이서 갈치 반마리 이상을 헤치운 셈이다
체력도 좋지만 먹성도 좋다
밥 먹고 나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큰애
둘째는 당분간 과일 우유 찬 것 금지라
과일 먹고 싶다는 큰 애를 설득해서 형이 혼자 먹으면 동생이 섭섭하니 동생 나을 때 까지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하고 견과류로 대체한다.
칫솔질도 해주고, 설거지하고, 두 녀석 씻기고 하니 둘째가 졸린지 눈을 비빈다
책 한권 읽어주고 불을 끄고 침대에 올라가라고 하니
큰 애는 눕자마자 잠이 든다
많이 피곤했나보다
매일 이렇게 금방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
몬테소리 베이비 영어는 커리큘럼이 잘 짜여진 듯 하다
이번 한달간은 Song book에 나오는 노래는
If you're happy and you know it 동요를 배우는 데
Song 과 chant 가 나오는 hands on book은 how do you feel? 이란 책으로 진도가 나간다
카드로는 Happy, sad, angry, scared, sleepy 등의 감정을 나타내는 형용사를 배운다
보통 Reading book도 연관이 되는 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번에는 a rainy day라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거의 연관 되게 이루어진다
오늘 수업은 꽤 혼자서 잘 해냈다
수업이 다 끝나고 큰 애가 선생님한테 "저 오늘은 예쁘게 잘 했지요?" 하고 묻는다.
선생님이 오늘은 개인 사정으로 한 시간 반 뒤에 오시겠다고 하셔서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했는데 여유가 있으셔서 그러셨는지...정규 수업 시간 보다 더 시간을 할애해서 해주신 것 같다
중간중간에 둘째도 선생님 옆에 붙어서 선생님이 큰 애한테 읽어주는 책을 같이 보며 듣는다
그런 둘째가 귀여웠는지 선생님도
When I'm happy I hug my friend and smile 이란 부분에서는 둘째를 꼭 껴안아 주셨다
똑같은 책과 교재로 4주를 배운다
그러니 애들은 익숙해 질 수 밖에 없다
평소에는 집에서 씨디로 노래를 계속 들려주고
악보가 나와있는 song book에 있는 노래는
피아노로 같이 쳐보면서 노래를 불러준다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베이비영어 책 전권을 읽어주고 있고 이렇게 하니 아직 진도가 나가지 않은 노래나 책도 좋아해서 읽어달라고 한다
알파벳을 익히고 하는 것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소리에만 익숙하게 해주려는 게 내 욕심이다
다음시간에는 새로운 교재로 시작한다
하지만 씨디로도 이미 들은 노래를 배우기 때문에 큰 애가 잘해내리라 기대한다
점점 수업태도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20분 방문 수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것과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둘째가 더 좋아하는 몬테소리 베이비 영어 (0) | 2018.03.15 |
---|---|
monster face (0) | 2017.10.01 |
다시 원점 (0) | 2017.09.13 |
[몬테소리 베이비 영어] 이제야 적응 시작 (0) | 2017.09.05 |
[몬테소리 베이비 영어] 시작 (0) | 2017.09.05 |
둘째가 말이 제법 늘었다
오늘은 자기전에
엄마, 잘자 라고 말해준다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잠자기전에 항상 첫째 둘째 한테 서로에게 잘자 라고 인사하라고 하고 뽀뽀해주라고 하는데
둘째가 요즘엔 형한테 그렇게 표현하는 게 쑥쓰럽던가 아니면 형한테 섭섭한 게 있으면 잘 안하는데 오늘은 엄마를 타고 형한테 넘어가서 직접 뽀뽀를 해준다
불을 다 끄고 이루어지는 잠들기 직전의 우리집 만의 의식인데 난 깜깜함 속에서도 애들의 수줍은 웃음을 띤 표정이 상상이 간다
귀여운 녀석들, 언제 이렇게 많이 컸나
첫째, 둘째 임신 했을 때는 다 정상으로 나왔는데
어제 병원에서 당뇨검사를 했더니 정상 수치보다 7정도가 높게 나왔다
남편 애들 밥먹고 나서 밥이 없으면 난 남은 빵 같은 걸로 대충 끼니를 떼웠는데 결국 재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엄마 정신차려야 되는데......애둘에 뱃속아기까지 챙기려니 참 많이 부족하다
오늘 셋째 임신하고 처음으로 시간내서 같이 가줬는데
근무중에 나온 남편한테 좀 미안하다~
정밀 초음파도 30분간 누워서 봐야한다는데
아 그걸 어떻게 견디나...더군다나 둘째까지 대동한채로 말이다
세시간 공복을 견디기 힘들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물한잔도 못 마시게 생겼다
다음날 당뇨 재검을 두시간에 걸쳐서 했다
그 사이 정밀 초음파도 보고...
아기 머리가 위로 가 있지만 아직은 문제되지 않는단다
전체적으로 아기가 작은 편이지만 정상 범위내에 있다고
했다
끝나고 당뇨 검사도 정상으로 나왔다
결국 14시간 공복을 견디고 검사 완료
혈당 정상수치가 나와서 병원을 나갈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정말 기뻤다
------- 둘째는 어떻게 했나?? ---------
둘째를 초음파실에 데리고 가니
간호사샘이 뭐라고 한다
애 데리고 어떻게 하냐는~~
"저 어제 이거 못받는 다고 했어요
애 봐줄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해요?"
간이침대위에 둘째를 올리고 내가 올라가 누웠다
둘째는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지 울어댄다
가지고간 마더구스 세이펜으로 진정시키려고 하는데 효과는 미미하다
결국 눈물을 그치고서야 간호사샘이 밖에 나가서 놀까라고 애를 데리고 가주신다
애를 왜 데리고 왔냐는 말투에 기분이 좀 상했지만
초음파 보는 동안 너무 잘 놀아주셨다
의사샘이 그 분도 아들셋 엄마라고...하시네
뭔가 거칠고 쎈 느낌이 들긴했다
나 역시 그렇게 변할지도 모른다 아니 변하고 있다
확실히 느껴진다
예전의 나는 감정도 여리고 나약했다면
지금의 나는 아주 강해지고있다
특히 정신과 마음이....
집에 오는 동안 둘째는 피곤했는지 잠이 들었고
안고 집으로 올라와서 침대에 눕히고
나는 얼른 밥을 찾아 먹었다
아무거나 먹은 댓가를 이틀간 단단히 치뤘다
이제는 가려서 먹어야겠다
미안해 셋째야
첫째는 유난히 생일 케이크를 좋아한다
생일 케이크를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생일이 소재가 되는 책도 좋아하고 블럭으로 케이크를 만들기도 하는데
토이방으로 생일 케이크를 만들었다며 동생 생일 축하한다고 동생이 있는 방으로 가져왔다
둘이 싸울 때도 많은데...서로가 서로를 이토록 생각하는 사이가 되었나
바뀌는 몬테소리 선생님 (0) | 2017.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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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집 얘기를 들어보면 치킨도 자주 배달시켜먹는다고 하는데 나와 남편은 치킨을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도 아니고 배달시켜 먹어도 일년에 한두번 먹을까말까다
그런데 옆동네 자연드림이 리모델링하고 재오픈을 하면서 치킨도 같이 시작한다고 했다
믿을 수 있는 재료를 썼을거란 기대에 한번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애들 저녁 반찬만들 수고를 덜고 싶은 게 가장 큰 이유다.
박스가 약해서 밑에 부분이 터질 듯 말듯 위태로웠는데
다행히 거기서 사은품으로 주는 보냉백이 있어서 보냉백에 담아왔는데 갓 만들어냈을 때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텐데....애들은 후라이팬에 데워서 줬지만 남편과 나는 남은 것을 그냥 먹었는데 두조각 남기고 다 먹었다
18개월 둘째는 익숙한 듯 손에 잡고 뜯어 먹는다
분명 내가 알기론 처음으로 주는 치킨일텐데......
고기 뜯는 걸 보니 역시 남자긴 남자다
난 어렸을 때 고기 별로 안좋아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잘먹는 아들 덕에 우리집은 교육비 보다는 식비가 더 많이 든다. 셋째가 태어나면 더 하겠지?
애들이 커가면 더하겠지?
난 치킨 살때 같이 준 치킨무가 더 맛있는 것 같았다.
큰애는 클려는지 밥을 다 먹고 나서도 또 뭐가 먹고 싶단다
둘째한테도 무조건 형한테 주는 걸 똑같이 줘야한다
견과류 두봉지씩 먹고, 자연드림 딸기요구르트 한봉지씩 먹고, 또 과자도 먹고 마지막으로 비타민 곰젤리를 줬다
보통 과일을 원하는데 오늘은 딸기 요구르트 먹어서 그런지 과일은 안 찾았다
후식으로 먹은 것의 비용만 계산해도 거의 만원 돈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열심히 먹이고 애들도 열심히 먹는 것 같은데 살이 잘 안찐다는 것이다
좋아해야하나?
통통한 애들 보면 마냥 귀엽던데......
그래도 잔병치레도 안하고 건강하게 커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