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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6.23
- 2017.12.31
조산원에서 애셋을 낳았기에 모든 것이 다 좋았지만
한가지 알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바로 애들의 혈액형
어린이집에 가려면 꼭 기입해야했던 것이 혈액형이었는데 일부 선생님들은 모른다고 하면 그냥 받아들이는 반면에 꼭 알려달라고 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그전에 몇번 소아과에 가봤지만 혈액형 검사를 해주는 곳이 없었다
얼마전에 쿠팡에서 혈액형 감별 키트를 파는 것을 찾았다
5인용 14300원
당장 주문했다
주문해서 도착한지 2주가 지났지만
피를 일부러 내서 검사하려면 분명 울 것 같았다
울리기 싫어서 기회를 기다렸다
코피를 잘 흘리는 첫째
얼마전에 코피를 뚝뚝 흘리는 것이었다
후다닥 바닥에 흐른 피를 채취해서 검사를 해봤다
검사방법은 참 간단하다
항 a혈청과 항b혈청을 각각 피와 섞이게 해서 응집 반응을 보는 것이었다
우리가 중학교 1학년 때 배우는 ABO식 혈액형
남편 AB, 난 B형
첫째 아들은 나와 같은 B형이었다
내가 BB인지 BO인지는 모른다
둘째 셋째 아들들은 어떤 혈액형이 나올까
오늘 형한테 맞아서 입술이 터진 둘째
급하게 피를 모아서 검사를 하려고 했지만
피는 금방 멈춰버렸다
응고된 피는 검사가 안된다
4인분이 남았지만 혈청양이 꽤 되서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중에 또 해봐야겠다
2017년 마지막 토요일 2017.12.30.
남편과 함께 첫째 둘째를 데리고 항공우주박물관에 갔다
셋째는 다행히 아직 소식이 없던 터라
오늘내일만 참고 낼 모레 나오자
하루 이틀 차이로 2018년부터 도에서 나오는 셋째 지원금 200만원에 눈이 먼 엄마의 짧은 생각이 내는 욕심이었지만
남편은 그까짓 200만원으로 아이의 인생을 단정 지으면 안된다는 고지식한 사고의 소유자이기에 내 말은 씨알도 안먹혔다
항공우주박물관은 엄청 넓었다
넓은 부지에 건물을 지었는데 토요일인데도 사람이 별로 없다
애들이 좋아하는 코코몽 우주탐험과 다른 5D 영화도 봤다
여러가지 전시실도 구경하고 나니 슬슬 배가 아파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오후 5가 넘은 시간,
6-7분 간격으로 진통은 꽤 규칙적이었다
언제 조산원으로 가야하나
이건 내가 분명하게 기억하는게 있다
첫째 때 이렇게 통증이 와서 가니 간호사샘이
애기 낳을 산모는 눈에 힘이 풀리고 초점이 없다며
더 아프면 오라고 하셨던 적이 있었기에
셋째는 정말 아프면 가자 라고 다짐을 한 것이다
남편이 아기 낳기 직전에 힘내라며 육회며 갈비탕을 사줬다
사실 규칙적인 통증으로 집에서 밥을 해 먹기가 힘들 것 같긴해서 그렇게 배려해주는 남편이 고마웠다
유난히 고기를 좋아하는 둘째는 한우를 실컷 먹고
첫째도 밥 한그릇 뚝딱하고~
애들이 밥을 잘 먹으니 나도 통증을 참으며 먹었다
애가 나올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밥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조산원에서의 자연분만은 애 낳을 때 관장을 하지 않기에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기 때문이다 (김순선 원장선생님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전혀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음)
애둘이 있기에 최대한 평소와 같은 생활패턴을 유지해야했다
난 모든 규칙적인 것을 좋아한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에와서 딸기를 씻어서 주고 양치를 하고 욕조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서 씻겨주었다
첫째가 몇일째 잠잘 때 코가 막히는지 숨소리가 이상해서 병원에 데리고 갈까 하다가 남편이 뜨거운 욕조에서 씻기면 코 막힌게 녹아 나온다고 해보자고 했기 때문이다
다 씻기고 나서 책을 두권 읽어주고 잠자리에 드니 금방 잠이든다 낮잠을 한시간 정도만 잤기에 많이 졸렸을 것이다
그렇게 애들을 재우고나니 내 통증은 한층 더 강도가 세졌다
첫째때는 너무 아파서 욕이 나올 정도였는데 셋째는 아픔을 경험해서 그런지 약간의 신음만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새벽 2시까지 버텼다
화장실에 가니 이슬이 비췄다
이슬이란건...빨간색 피다
후다닥 속옷을 갈아입고 외출복을 입었다
고통은 참을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진통의 주기가 더 빨라졌다 4-5분에 한번
김순선 원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슬이 비추고 30분 정도가 지났고
지금 진통이 4-5분 간격으로 오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때 시간은 새벽 2:30분
지금 오라고 하셨다
원장님도 분명 잠에서 내 전화에 깬 목소리였다
10분쯤 후에 도착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밖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기에 남편이 태워다주겠다고 조산원 가기전에 자기 깨우라고 해서 깨웠더니 둘째가 깨어났다
엄마 어딨어? 엄마 어딨어?라고 물어본다
얼른 애들 자는 방문을 닫고 몰래 빠져나온다
남편에게 운전해달라고 해서는 안되겠다고 판단하고
Vip콜택시에 전화를 한다
카카오택시를 부르려했더니 앱이 지워졌는지 안보였다
너무 아팠다
정신이 아득아득 할 정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
택시를 탔더니 내가 출산이 임박한 산모란 걸 알았는지 기사아저씨는 자기만 믿으라며 수십개의 신호를 무시한채 빠른 속도로 조산원에 데려다 줬다
가는 내내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며 신호 지키며 가주세요 했더니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자기만 믿으라고 하셨다
조산원에 도착한 시간 2:50분경
원장선생님께서는 내진을 하시고는 자궁이 완전히 열렸다고 하신다
솔직히 아직 고통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어떻게 이 고통을 맞이해야하나
예정일 5일정도 전부터 하루하루 긴장의 연속이었다
셋째는 언제나올까
결국 오늘 나오게 되겠구나
실망감은 잠시
건강하게만 나와라로 바뀌었고
이 고통이 끝나기만을 바랐다
30분넘는 진통을 견디고 20분동안은 셋째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도와주는 밀어내기를 해야했다
원장선생님 말씀으로는 응가하듯 힘을 주란다
머리가 보이니 몇번만 힘을 주면 되겠다 하신디
그게 쉽지가 않다
네번 정도 연거푸 힘을 주고 쉬었다 다시하고를 네번정도 반복했다
머리가 나올 때 골반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가장 강력한 고통이 지나니 이제는 힘을 주면 안된다고 하신다
휴휴휴 짧게 짧게 숨을 내쉬라고 한다
이때도 꽤 아프다 힘이들었다
애가 나왔다
나오자 마자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입에 큰 스포이드 같은걸로 뭘 빼내시는 것 같다
얼마 안 있어 아이는 큰 울음을 터뜨렸다
캥거루 육아법으로
내 가슴과 배위에 금방 태어난 아기를 올려놔 주신다
울던 아기는 금방 안정을 되찾고 잠잠해진다
아 이젠 끝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전에 내몸에 뭔가 남아있다는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태반이었다
태반이 완전히 빠져나와야 하는데 그것도 꽤 시간이 걸렸다
태반이 빠져나오고 나서야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손, 발, 귀, 눈, 고환, 고추, 소천문, 대천문
원장선생님은 셋째의 외관상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시고는 아기에게 내 젖을 물려주신다
4:08분
6-7시간 진통했던 첫째 둘째와는 달리 셋째의 진통시간은 꽤 짧긴했다
이젠 끝이다
더 이상의 임신과 출산은 없다
후련하다 하지만 키우는게 더 힘이 들겠지
각오는 해야한다
셋째는 아직 나오지 않는 엄마 젖을 물고 잠이 들었다
원장선생님은 한숨 자라며 내 가랑이 사이를 깨끗이 닦아주셨다
셋째를 낳을 때 원장선생님 손길 하나하나에 둘째 낳기전에 병원에서 당했던 싸가지 없는 간호사의 거친 손길이 자꾸 생각났다
원장선생님의 그 따스한 손길이 너무 고마웠다
고맙습니다 백만번 말해도 내 마음을 표현하기가 부족했다
왜 아기는 새벽에 태어날까
원장선생님이 새벽에는 조용해서 옥시토신 호르몬 분비가 잘된다고 그래서 아기가 그 호르몬의 영향으로 새벽에 잘 태어난다고 하신다
김순선 원장님 덕분에 난 애 셋을 김순선 조산원에서 다 낳았다 복이 참 많다
건강한 아들 셋 낳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훌륭하게 키워서 사회에 이로운 사람으로 잘 키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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