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밤새도록 열이 있어서 어제는 어린이집에 안보냈는데 몸이 축 늘어지다가 괜찮아지다를 반복하더니
집에만 있는게 심심했는지 "엄마, 어디 놀러가요~ " 한다
아...4,5월 2개월을 집에 데리고 있을 때 항상 놀러가는 게 일이었으니 집에만 있으면 놀러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딱히 갈데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곰이 보고 싶다길래
제주도에는 살아있는 곰이 없어
곰은 나중에 대전 동물원 가면 보자 고 한 뒤에
자연사 박물관에는 반달곰 박제가 있다는 걸 기억하고
거기 데리고 가기로 했다
이틀연속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어서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고 싶었지만 에너지 넘치는 두 아들을 집에 데리고 있다간 내 몸이 버텨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착하자 둘째가 자고 있기에 큰애에게 동생이 깨어날 때까지만 기다리자고 하니 이 등나무 밑으로 나를 안내한다
"엄마, 우리 여기서 좀 쉬어요"
평소 이런 저런 방식으로 제안하며 리드를 하는 것 보면 영락없는 사내아이다
우리 큰 아들 나중에 연애도 잘할 것 같다
등나무 벤치아래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둘째가 깨어나니 트렁크에서 쌍둥이 유모차를 꺼내어 둘을 태우고 갔다
도민할인으로 입장료는 무료에 주차비만 2,000원
요즘 도에서 운영하는 관광지는 어디가나 주차비가 기본 2,000원이다
내년에 셋째가 태어나면 좀 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
오랜만에 가보니 자연사 박물관이 리모델링이 되었다
더 깔끔해지고 보기 좋게 전시가 된 듯하다
체험 할 수 있는 공간(갈옷 입어보기, 제주어 체험, 포토존 등)이 새로 생겼다
자연사 박물관만 대여섯번을 데리고 왔는데 애들에게는 올 때마다 새롭나보다
이 엄마는 제주 사람이라 거기 전시되어 있는 것들을 거침없이 계속 설명해 나갔다
재잘재잘
내 수다가 큰 애의 말문을 일찍 트이게 했는지도 모른다
큰애가 좋아하는 수담뿍 '찰떡찰떡 떡집' 책에 나오는 할머니가 절구로 쿵쿵 찧어서 떡을 만들 때 사용하는 맷돌이나 절구가 야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어서 그 책 내용을 꺼내며 설명을 해주었더니 유모차에 앉아만 있던 첫째가
내려서 가까이 다가가 본다
실내 전시관은 전보다 더 깔끔하게 변해있었다
전시된 물품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난 그것들에 대해서 아는 한 일일이 또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제주에는 곰이 없는데 죽은 곰(박제)이라도 있는 (내가 알기로는)유일한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그렇게 여러 동물도 보고 제주 전통 생활 물품도 둘러보며 설명도 해주었더니 허투로 듣지는 않았는지 집에 돌아와서는 옛날에는 우산이 없어서 나무로 우비를 만들어서 쓰고 다녔다는 얘기를 한다
나무가 아니고 풀이겠지만.......어쨋든 큰 애는 뭔가의 흐름(옛날에는 우산이 없었다는 것)은 알고 있는 듯 하다
이렇게 쓱쓱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벌써 저녁 준비할 시간이지만 애들은 또 놀이터로 가자고 하고 난 점점 체력이 바닥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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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세먼지가 있나?
미세먼지 확인은 대충 거실 베란다에서 한라산이 깨끗하게 잘 보이나 안보이나로 판단한다
제주도 사람 같았으면...뷰 같은 것은 크게 따지지 않았을텐데 육지사람이라 그런지 남편은 집을 고를 때 뷰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우리집의 뷰는 정말 최상이다
거실에서는 한라산과 중산간 오름의 능선이 다 드러난다
울룩불룩한 남자의 근육처럼
또 주방 창으로는 멀리 바다도 보인다
요즘은 가을인데도 뿌연 날이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이겠지
오늘도 뿌연 하늘이라 애들 데리고 나가야되나를 고민했다
고민은 하면서도 해야할 일은 후딱 끝냈다
남편이 입었던 옷과 걸레를 빨고 욕실 청소를 하고.....
큰 애는 몇일 아빠를 못봐서인지 짜증이다
듣기 싫은 짜증 소리
작은 애는 아일랜드 식탁에 올려놨던 사과 반쪽을 가져다가 껍질을 뱉아가며 먹어댔다
여기저기 주위에 껍질이 흩어져있었다
햇빛이 비춘다
빨리 어디든 데리고 나가야 한다
집에서 15분 거리 공룡랜드
넓은 잔디밭이 있고 동물들도 있어서 애들이 뛰어놀기엔 딱이다
도시락을 싸고 과일 과자 음료수를 챙기고 애들을 태우고 출발한다
가는 도중 둘째는 잠이 들었고 첫째는 조용히 앞만 본다
자주 가는 길은 다 기억하는 첫째
어린이집 가는 길이 나오니 저기로 가면 어린이집이 나온다고 얘기한다
공룡랜드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꽤 많다
휴대용 쌍둥이 유모차를 트렁크에서 꺼내어 펼친 후에 둘을 태우고 공룡랜드를 입장했다
공룡랜드에 공룡 모형만 있었다면 별로 찾진 않았을 거다
공룡랜드 내에는 어린애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도 있기 때문에 성인 도민 할인 6,000원의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우니까 좋다
예전에는 공룡책을 자주 읽었던 터라 큰 애는 공룡 이름은 조금은 아는 편이다
큰애는 공룡모형을 보면서 이건 무슨 공룡이에요? 묻는다
그렇게 동산을 헉헉 대며 쌍둥이 유모차를 밀고 가니 너무 힘이 들었다
잔디광장에 도착해서야 깨어난 둘째는 공룡들을 보더니 신이 났는지 잔디밭 위를 거침없이 돌아다닌다
큰 애는 주도적인 편이다
저기가자 여기가자 한다
엄마는 좀 앉아서 쉬고 싶은데 엄마맘을 너무 몰라준다
동물들 있는 데로 가니 더 좋아한다
라마, 조랑말, 토끼, 염소, 백록, 앵무새, 기니피그, 다람쥐 등 애들이 좋아할 만한 것은 다 있다
여기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것이다
가을인데 왜 그리 더운지....... 보온병에 애들 각자 마시라고 보리차도 챙겨왔는데 무겁기만하고 괜히 챙겨왔다고 후회한다
음료수 자판기에 포카리스웨트가 1,500원
하 한라병원 응급실에서 1,000원에 뽑아마셨는데
여긴 왜 이렇게 비싼건지
하지만 애들이 마시고 싶다니 그냥 뽑아준다
보온도시락에서 밥을 꺼내고 김에 밥을 싸서 먹인다
둘째는 분식집에서 김밥 사서 먹일 때보다 더 잘 먹는다
근데 엄마는 도시락도 갖고다닐려니 짐이다
밥을 다 먹고 나서야 포카리를 한 캔 씩 마시게 했다
애들은 즐거운가보다
아빠는 없는데 아빠의 빈자리...집에가면 또 실감할 것이다
저녁 비행기로 오는데...애들이 자면 도착할 것 같다는 남편
오늘도 난 독박육아에 내 정신과 육체를 단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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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출장 중에 열이 있어서 대전에서 병원가서 주사와 링겔을 맞았다던 남편
어제보니 둘째와 동일한 증상이 나타났다
손과 발에 붉은 반점
등과 가슴, 엉덩이에도 붉은 반점이 생긴 것이다
따갑고 짜증나게 아프다고 표현하는 남편 덕에 둘째의 고통 정도를 파악가능했다
어른도 수족구에 옮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긴 들었지만 내 남편이 걸릴 줄이야
둘째에게 뽀뽀도하고, 둘째가 먹다 남긴 바나나우유도 무심히 먹고했는데 남편이 걸리다니 ........남편의 면연력이 많이 떨어졌나보다
그런 남편이 오늘은 일찍 퇴근을 하고 저녁 먹고 누웠다
그 덕분에 애들 씻기는 건 내몫
뭐 저녁차리는 동안 아픈데도 불구하고 애들이랑 같이놀아주고 밥 다 먹고난 후에 애들 양치까지는 도와줬으니 그러려니 넘어간다
남편 마시라고 영지버섯도 달여놨는데 내일 출근할 때 챙겨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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