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내진설계?
자연분만으로 애 낳아본 사람은 내진이라고 하면 어떤 건지 감이 올 것이다
자궁문이 어느 정도 열렸는지 손을 질 속에 넣어보고 확인하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기분이 나쁘냐하면
이루말할 수 없다
그래서 내가 더 조산원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다
남자들이 의사로 있는 산부인과에서
남자의사들은 당해보지 않았으니 사정을 모른다
하지만 둘째 낳기 전에 르봐이예 분만을 한다는 집근처 산부인과에서 둘째를 낳으려고 열심히 다녔는데
진통이 오고 애가 나오기 6시간 전에 그 산부인과를 뛰쳐나간데는 간호사의 무지막지한 내진 때문이었다
진통이 오고 배는 아픈데
그냥 손을 거기 넣으려고 하는 것이다
솔직히 그때는 첫째 낳을 때 어떠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내진이란 걸 했는지도....
진통이 오니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첫째는 아빠와 자도록하고
혼자 택시타고 병원을 갔는데
혼자 왔다고 무시하는 건지 간호사가 떽떽 거린다
왜 남편은 안 오냐고 하면서
빨리 전화해서 오라고 하라고
새벽 12시에 자고있는 큰애는 어떡하냐고~~!!
그냥 버텼더니
관장을 하라는데 ....
옆으로 돌아 누우라고 하곤 관장액을 넣는데 관장액이 튀었는지 아이씨발 거린다
여기까진 참았다
관장을 하고 나서 볼일을 보라고 하고
통증이 오냐고 묻고는 내진을 하겠단다
무서웠다
간호사가 괴물로 보였다
너무 아팠다
왜 첫째때는 이런 내진의 기분나쁜 기억이 없는 거지?
이 생각은 내가 그 병원을 뛰쳐나가고 조산원으로 가서야
알 수 있었다
병원을 뛰쳐나가고 김순선 원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지금 통증이 오는데 가도 되냐고?
얼마나 염치가 없나?
둘째 임신하고 연락을 드리지도 않았었다
첫째가 걱정되서 집과 가까운 곳에서 낳으려고 병원을 선택했으니까
사실 김순선조산원과 내가 다니던 산부인과는 10-15분 정도 차이다
오밤중에 내 전화를 받으시곤 김순선 원장님은 흔쾌히 오라고 하셨다
거기계신 간호사 선생님이 내진을 봐주시는데
내진 보기전에 항상 물었다
지금 통증이 오냐고?
통증이 끝나면 알려주라고 내진을 보겠다고
그때서야 왜 내가 첫째때 했던 내진의 기억이 없는지 알았다
통증이 없을 때 내진을 했기 때문이다
그 산부인과 간호사는 통증이 오면 내진을 했고
그래서 내가 더 고통스러웠던 것이다
출산예정일이 몇일 안 남은 오늘
김순선 조산원에 가서 진료를 보고 왔다
내진을 하자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는데
내진할 때 숨을 후 하고 내쉬라고
내진하는 건 기분이 안 좋다라고 이해해주신다
아기가 머리 사이즈도 작아서 엄마가 낳기 편하겠다고 하시고는 뱃속 아기에겐 머리가 더 커지면 엄마가 힘드니까 지금이라도 나오자~ 다정하게 말씀해주신다
같이 데리고간 둘째에게도 좋은 말씀 해주신다
그런 말씀하나하나가 긴장된 내 마음을
안심되게 한다
난 정말 운이 좋다
아이셋을 김순선 조산원에서 낳게 되어서
지지난주에 아쿠아플라넷 구경 중에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우리 애들과 내 배를 보더니 셋째는 딸이냐고 물었다
아들이라고 하니 아이고 집이 남아나질 않겠네 하시며 가셨는데
오늘 일이 있기 전까진 딱히 그런 위기를 못 느꼈는데
더 긴장하고 살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몬테소리 수업이 끝나고 둘째가 무거운 물감 가방을 가져오며 물감놀이를 하고 싶다고 했다
저녁준비를 해야하기에 안된다고 했더니
저녁 준비하는 내내 히히 거리며 둘이 뭐하면서 놀길래 저렇게 좋아하는 걸까 생각했는데
저녁을 다 차리고 ‘‘애들아 밥 먹자~” 해서 거실을 보니
난장판이 되었다
핑계는 물감놀이 하고 싶은데 엄마가 못하게 해서 자기들끼리 했다는 것이다
원래 물감놀이는 플레이 매트에 전지 두장 깔고 물감놀이하게 해주는데 ㅜㅜ
우선 저 물감이 다 지워질 거라고 생각하고
치우고 밥 먹이면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서
애들 손 씻기고 밥을 먹게 했는데
저녁 다 먹이고 나사 지우려고 하니
알집매트며 일룸 의자에까지 물감이 번져서.....
아....이제 시작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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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가 태어날 날이 머지 않았다
저번주말에는 그런 나를 위해 남편이 김치찌개로 유명한 식당을 데리고 갔다
직장 다닐 때도 자주 가본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는데
애둘 데리고 가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 되었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성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는 처음 당해본 화상이다
남편이 내 국그릇에 아직 남아있음에도 찌개를 가득 가득 떠 주는 바람에 큰 애가 그걸 엎지르고 또 팔에 쏟아서 빨갛게 되었다
애가 아파아파 하는데 얄밉게도 남편은 가만히 앉아있고
내 다리며 윗옷이며 온통 찌개국물로 범벅인지라
나도 뜨거웠지만 애 때문에 난 신경 쓸 틈도 없었고
다행히 직원분이 애 옷도 벗겨서 차가운 물수건으로 찜질도 해주시고 나갈 때는 얼음을 일회용 팩에 담아서 가는 길에 대고 있으라고 하고 주셨다
물론 거기 엎질러진 찌개국물은 내가가지고 간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서 다 닦고 미안하다고 하고 나왔다
요새 하도 맘충맘충 거리니 내 아이가 다쳐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식사 후에 아쿠아플라넷으로 가려던 계획은 틀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걸로 변경하고 집에 가는 길에 약국에 들려 화상연고를 사 갔다
심하지 않을 거란 추측은 빗나가고 오후가 되니 물집이 잡힌다
남편은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거즈로 덮어줘야 한다고 하니..... 화상연고를 듬뿍 바르고 거즈를 덮어서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큰 애는 아파아파를 외쳐대고....두세시간 가량 지나니 통증이 가라앉는지 잠잠해졌다
애가 괜찮은 줄 알아서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다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
한국병원에 화상전문의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일로 구제주까지 가고 진료 기다리며 몇시간 허비하는게
만삭인 나에겐 너무 힘든 일이기에
월요일이 되니 옆동네 맘모아 외과에 데리고 갔다
둘째가 내 팔뚝위로 가위질을 해서 내 팔뚝에선 피가 철철 흐르고 살이 벌어져서 급하게 친정아빠를 불러서 애를 봐달라고 하고 꼬매러 갔던 병원이었다
이 근처도 주차난으로 정말 운전하기가 짜증나는 동네이긴 하지만 한국병원까지 가는 것보다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둘째는 안고 첫째는 한 손 잡고 병원에 가니
첫째의 팔에 난 화상을 보고는 흉터는 남지 않겠다고 하신다
의사샘은 나에대한 기억이 안나는지
내 부른 배를 보고는 출산일이 언제냐고
어느 병원(산부인과) 다니냐고 묻는다
첫쩨 둘째 김순선 조산원에서 낳아서 셋째도 김순선 조산원에서 낳을거라고 하니 요즘 세상에 누가 조산원에서 낳냐고 한다
이런 얘기는 자주 들어서 신경도 안 쓰이지만...둘째 때 진통와서 미* 에서 애 낳으려고 하다가 (간호사의 갑질에) 뛰쳐나와서 김순선 조산원에서 낳았다고 병원에서 애 낳는게 안 맞는다고만 했다
어떤 이가 얘기하더라 의사 입장에서는 조산원에서 애 낳았다고 하면 충분히 자존심이 상한 일이라고....
하지만 어쩌겠나
의사들은...간호사도 마찬가지지만 산모와 태아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다는 걸 둘째 출산 7시간 전에 알아버려서 병원에서는 애 낳는 걸 상상도 못하겠는데....
암튼 이렇게 해서 큰애의 화상 치료는 다행히 잘 넘어가게 되었다
아직은 방수테잎으로 팔을 싸고 다니지만
솔직히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만삭인 몸으로 병원에 애 둘 데리고 다니는게 너무 힘들지만 상처는 아물고 곧 좋아질테니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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