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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1.16
우리집 둘째는 아저씨란 말을 자주한다
레고나 옥스포드 블록에 있는 아저씨 인형을 가지고 다니며 아저씨 아저씨 하고 지나가는 남자 사람을 가리키며 아저씨 아저씨하고
어제는 집 앞에 있는 귤밭에서 일하고 계신 아저씨를 보더니 둘째가 아저씨 아저씨 불러서 아저씨가 직접 수확하신 큼직한 귤 6개를 양손 가득 들고 둘째에게 건네준다
제주에선 흔하디 흔한 귤이지만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귀한것 주신다고 너무 고맙다며 고개를 조아리고는 둘째에게도 고맙다고 하라고 하니 고개를 까딱하면 대충 얼버무린다
둘째는 매일 집 앞에서 놀면서 과수원에 노랗게 열린 귤이 탐스러운지 귤귤 거리더니만 결국 맛을 보게되네
장보고 무거운걸 손에 들고 둘째는 잡아줄 손이 없어서
엄마따라 오라고 얘기하니 말을 안듣길래
무거운것 먼저 집에 올려놓고 와야겠다 싶어서 집에 후딱 다녀왔는데 둘째는아저씨에게서 받은 귤을 바닥에 껍질을 여기저기 흩뜨리며 까먹고 있었다
귤이 커서 반 이상 먹고나니 배가 부른지 나머지는 엄마에게 건넨다
큰애였으면 엄마가 자기혼자 놔두고 갔다고 울고불고 난리였을텐데 씩씩한 둘째는 혼자 내버려둬도 울지도 않는다
아마 엄마가 곧 올거라는 걸 아는 모양이다
둘째를 키우면서 첫째 때 못해줬던 애착육아를 절실히 경험하는 중이다
첫째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둘째는 첫째보다 더 밝고 독립적이다
첫째 때 복직을 일찍했던 게 마음에 걸린다
내가 첫째와 더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더라면 첫째도 아마
지금보다는 더 독립적이고 밝아졌을텐데.....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