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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18
    세탁기와 바나나

일터에서 유일하게 패킷을 뜨고 왜 통신이 안되는지 분석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던 나는 애 셋 낳고 완전 덜렁이가 되어버렸다

애 아빠가 어깨회전근수술을 받으러 서울가 있는 5일 동안 혼자서 애 셋을 보려니 웬만한 정신으로는 버티기가 어려웠다

애들 간식으로 먹일 공정무역 바나나 두손을 일부러 연동 자연드림에 가서 사왔는데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둘째가 바나나를 달라기에 바나나를 먹으면 저녁을 안 먹을까봐 손에 닿지 않는다는 곳에 놓는다는 게.....세탁기 안에 넣어놓고

다음날 아침이 되자 깜빡 잊어버려서 세탁바구니에 있는 빨랫거리들을 세탁기 통 확인도 안하고 그냥 넣고 세탁기를 돌려버렸다
세탁 도중에 바나나가 생각이 나서 일시중지 시키고
모든 옷이 바나나로 범벅이 된 옷들을 급히 꺼내서 욕조에 넣고 수작업으로 일일이 헹구어서 다시 세탁하고
세탁기 먼지틀도 다 씻고 했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지만 정말 내 정신이 없음을 울면서 한탄하고 싶었지만 앉아서 울 시간이 없었다

한시간 반 넘게 걸린 손세탁 하는 동안에 세탁기 없던 시절 엄마는 어떻게 우리들 옷을 손빨래하면서 키우셨을까
엄마에 대한 애처로움과 고마움이 교차했다

남편이 서울에서 수술받고 돌아온 지금은 내가 챙겨야할 사람이 더 늘어났지만 옆에 있다는 든든함에 남편이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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